서울공대 유감

 

  나의 친척중 한분이 'Armway'라는 네트웍 마케팅(다단계) 기업에서 활동하신다. 어느날 나에게 Armway 활동을 권고하면서 나와 비슷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으니 들어보라고 테이프를 하나 가져다 주었다. 테이프에는  대덕단지에서 연구원을 하다가 암웨이의 높은 직위에 오른 서울공대 공학박사 출신의 한 사람의 간증(?)이 실려 있었다. 재미있는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론은... 자신은 공부로는 전국 0.1%안에 든 사람이었고  연구단지에서 나라를 위해 평생 연구를 하고 있었지만재산으로는 0.1%커녕 대한민국 10%내에도 들지 못할뿐더러 40이 넘어 장래도 불안정한 상황에 직면했다. 결국 자신에 대해 고민하다가 생각을 바꾸어 연구를 때려치우고 암웨이를 열심히 해서 지금은 부자가 되어 벤츠를 굴리고 해외의 섬에서 휴양을 보내고.. 이런 내용이었다.

 또한 얼마전 신문을 보니 서울대의 1차 정시모집의 등록율이 80 % 밖에 되지 않으며 특히 공대와 자연대의 등록율의 저하가 심하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인력의 부족, 이과지원률의 격감 등등에 대해 이러저러한 논평을 실고 있었다.

 특히 서울공대의 미등록 인원의 대 다수가 기타 대학의 의과대학을 선택했음을 보여주며 이제 학벌보다는 실리를 찾는다는 분석을 내 놓고들 있었다.

 물론 '서울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이슈화 했지만 이는 단지 '서울공대'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고 국내의 모든 이공계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현상 일 것이다.

 사실 서울공대를 나오는 것보다 타대 의과대학을 나오는 것이 훨씬 먹고살기 낫다는 것은 이미 10년전부터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 이슈가 이제야 드러나서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몰락이니 유능한 과학기술인력의  과부족이니 하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는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진다.

 물론 과거에도 의과대학의 경쟁율이 낮았던 바는 아니지만, 최고의 과학기술자를 추구하는 똑똑한 인간들이 많았었던이 사실이고, 의과대학을 갈 수 없어서 가지 않기 보다는 일부러 공과대학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도 사실 공대에 미 등록한 20%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무슨 큰일이나 난 것 같이 이야기 하지만 등록한 80%중에 그러한 인간들이 많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점점 사회가 '재력'을 중시하는 풍토로 변모하고, 상대적으로 고용시장이 불안정해지는 바.. 대부분 샐러리맨의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공과대학이나 자연대학의 인기가 격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샐러리맨의 생활이라는 것이 뻔한 것. 40-50대가 종착역이고 그 때까지 월급을 착실하게 모아도 집한채정도 사고, 자식들 교육시키면 남는것이 없는지라 매력이 없을 수 밖에.. 그나마 이 샐러리맨 생활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고 고용시장의 경쟁에서 그나마 선택된 자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물론 여러곳에서 벤처니 뭐니 하며 띄워주면서 공과대학을 나와 떼부자가 된 사람들을 선전하고, 서울대나 KAIST를 나오면 모두 떼부자가 되는 것 같은 신기루를 뿌려주지만 여전히 %의 논리로 볼때는 그 비율은 거의 0.1% 도 안될 것이다. 왜냐고? 한해 이공계을 졸업하는 인력들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를 세어보면...(항상 %의 논리를 잊지 말것... 찬호떼부자된것을 선전해주면 순진한 백성들은 야구만 하면 다 부자되는것으로 착각... 그러나 야구꿈나무중 프로야구선수가 된 비율, 프로야구선수중 1억이상 연봉비율, 인간들중 박찬호 같이 된 비율을 생각해보면.... 차라리 그 노력과 그 투자비용으로 공부 열심히 시키는것이 낫다는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을...)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느 통계를 보니 정부의 고위관료 비율 중 공과대학 출신비율이 10%도 안되고, 심지어 대 기업의 최고경영자 비율도 우리 생각과 달리 그리 크지 않았다. 결국 의사나 변호사처럼  독립적인 개업을 하기도 어렵고,  정부 고위관료들도 이공계 출신이 많지 않은지라, 결국은 이공계생들은 기업에서 승부를 내야 하는데 기업에서 조차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제한된다면 그 운명이란 명약관화하지 않겠는가...!

  나는 서울대를 나온 부모들에게 자식들에게는 어떤 과를 추천하고 싶냐는 설문을 돌려서 그 결과를 분석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다. 내 예상이 그르지 않다면 서울공대를 나온 부모가 자식이 공대를 가도록 추천하는 경우는 소위 성공한 소수가 아니면 아닐것이라는 생각을 한다.(실제로는 자식들이 아버지를 보면서 스스로 공대는 별로라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타파할 것인가

단순간에 해결될 수 는 없겠지만 먼저는 국가적으로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권장할 만한 것인지 정부에서는 심도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부는 시시콜콜 입시정책 같은것에 참견하지 마시고 도리어 입시후에 어떻게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지에 더 신경을 쓰셔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결국은 우리 공대생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우리의 노력과 보람이 이 사회와 나라를 부강시키고 우리의 자녀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시하는 밑거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수 밖에 없다. 단지 부자 의사들, 변호사들, 고위 권력자들을 부러워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성공을 개척하고 신화를 만들어야 한다.

성공하고 신화를 만든 사람들은  권력자와 연결되어 한자리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의 성공을 후배들에게 전파하고 투자해야 한다. 번 돈을 이공계부흥을 위해 써야 한다. 이를 통해 많은 우리의 후배들이 우리와 같은 길을 걷도록 하고 또 다른 신화를 계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게 한다면....  창조력이 강하고 끝없는 도전을 요구하는 이공계가 지속적인 매력을 부여할 것이다.

 

Copyright ©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