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못얻어도 사람을 얻지 않았읍니까?

 

언젠가 부터 (아마도 37-8세 정도부터라고 기억됨(현재 39세임)) 나 자신이 소위 '돈'에 대해서 예민해 지기 시작한 것 같다. 사실 그 전까지는 '돈'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고 내가 하고싶은 것에만 온통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괜시리, 살아온 인생에 큰 후회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시간 돈을 벌어놓은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약간의 경제적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게 된것 같다.

특히 불안정한 벤처생활과 경쟁속에 지내다보니 현재까지 집한채 겨우 장만한 것--그것도 몇 천만원의 빚을 싸안은채--이 전부인 나 자신을 바라보고는 향후 먹고살며 먹여살릴 인생에 대해 겁이 덜컥 났는지도 모른다.

이러다보니 때로 박사까지 공부한 것도 후회되고, 더 거슬러 사법고시 공부하지 않은 것도 후회되고, 의과대학 가지 않은 것도 후회되기도 하며. 죽도록 공부하는 대신 재산늘일 부동산 투기를 할 걸하는 후회가 되기도 한다.

이에 술한잔 하면 이러한 선택에 후회의 주절거림을 쏟아붙기도 하여 그렇지 않아도 고민한는 후배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얼마전 내가 겸임교수로 있는 학교의 신입생들과의 술한잔이 있었다. 말이 신입생이지 직장인들인 관계로 나이는 20대에서 50대까지 천차만별이었다.

그곳에서도 나는 이러한 '신세한탄'을 하며 약간의 인생의 후회의 주절거림을 하였다. 이때 나보다 나이가 많은 한 신입생이 내게 이런말을 했다.

"교수님은 돈은 못얻었다고 하지만 후회마세요. 돈을 못얻었어도 사람을 얻지 않았읍니까? 우리들이 교수님을 좋아합니다. 아마 직장의 부하직원들도 그럴걸요? 사람을 얻는것이 더 행복하지 않습니까?"

그 분이 얼마나 깊은 의미로 이런 말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술자리를 나와서도 그 말이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남아있음을 느꼈다.

내가 무엇을 얻었는가? 또한 내가 무엇을 얻으려고 나의 인생을 사는것인가?

생각해보니 그분의 말이 맞았다. 내가 돈은 별로 못 얻었어도 신뢰해주는 친구와 동료를 얻었고, 학생을 얻었다....

이것이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내가 돈을 별로 못 벌었다고 하지만 내가 굶은 적이 있는가? 가족을 굶긴적이 있는가? 밖에서 추위에 떨은 적이 있는가?

내가 가진 행복을 세어보고 감사하지 못하고, 지난 시간들 배우고 즐거웠던 것들에 기뻐함을 잃어버리고 어줍지 않은 불만으로 지난 의미있는 시간을 후회하고 있다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아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더 깊어지고 아름다와지며 여유로와 져야 하는데 더 탐욕스러워지고 조급해지는 것 같아

다시금 하늘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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